황무지에서 30년 '자비량 사역' 김영일 목사


중독의 늪에 빠진 영혼을 건지는 '믿음의 파수꾼'

- 황무지에서 30년 ‘자비량 사역’ 김영일 목사

건조한 바람이 부는 필랜(Phelan)의 38에이커 광야. 노목회자 김영일 목사는 지난 30년간 이곳을 가꾸며 이름도, 빛도 없는 전쟁을 치러왔다. 그가 맞서 싸우는 적은 ‘중독’이라는 이름의 괴물이다. 마약, 알코올, 도박, 인터넷 등 다양한 모습으로 영혼을 잠식하는 이 괴물에게서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해내기 위해, 그는 ‘생명나무 프로젝트’라는 깃발을 들었다.

김 목사의 사역은 세상의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그는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다. 정부 지원을 받는 순간, 특정 종교, 즉 그의 신념의 핵심인 '하나님의 능력'을 전면에 내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만나지 않고서는 온전한 치유가 어렵습니다. 중독은 영적인 속임수입니다. 영의 실재를 인식하고 성령의 임재하심을 믿고 따라야 치유가 일어납니다." 그의 단호한 어조에서 30년 사역의 확신이 묻어난다. 일부 교회와 후원자들의 후원에만 의지하는 '자비량 사역'. 척박한 땅에서 오직 믿음 하나로 버텨온 세월이다.

1992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그러나 1996년, 공인 중독 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하며 시작된 그의 사역은 녹록지 않았다. 본래 중독 치유 지도자를 양성하려던 계획은, 당장 갈 곳 없는 중독자들이 몰려들며 15년간 거주 치료 시설(Residential Program)로 운영됐다. 약물에 뇌가 손상되어 정신질환을 앓는 이들과 부대끼며 집 안의 가구는 남아나지 않았고, 원래의 계획은 10년이나 늦어졌다. 하지만 그는 그 시간 속에서 절망 대신 희망의 씨앗을 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달, 10명의 제자와 함께 그토록 염원하던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김 목사는 경고한다. "중독은 마약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무심코 시작한 갬블, 쇼핑, 인터넷이 어느새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 당신도 이미 중독입니다." 

중독은 도박, 인터넷, 알코올, 마약 그리고 기타 중독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중독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이 마약(필로폰, 마리화나, 헤로인, 코카인, 엑스터시, LSD, 펜타닐 등) 중독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중독은 물질, 행동, 음식, 성, 도박, 인터넷, 쇼핑, 일 중독 등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다. 

가장 무서운 것은 '부인(denial)'이다. 일상생활을 영위하며 중독 상태에 있는 이들은 자신은 괜찮다고 강하게 부정하기에 치료가 더 어렵다고 그는 지적한다. 중독은 개인의 삶과 가정을 송두리째 파괴하며,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정신질환과 범죄로 이어지는 직행 티켓과도 같다.

그가 제시하는 해법은 명료하다. 중독은 ‘질병’임을 인정하고, 숨기지 말고 드러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교회, 부모, 본인이 '삼위일체'가 되어 함께 싸워야 한다. 혼자만의 힘으로는 결코 이길 수 없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사역의 가장 큰 어려움을 묻자 그는 주저 없이 "일꾼의 부족"과 "중독을 터부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꼽았다. 그래서 오는 24일, 한인 목사회와 햇빛재단 공동주최로 HD 은혜교회에서 ‘중독 예방 및 회복 세미나’를 연다. 한 사람이라도 더 중독의 실체를 깨닫고, 행복과 기쁨이 충만한 삶의 지혜를 얻길 바라는 노목회자의 간절한 마음이다.

81세의 나이에도 그의 눈은 여전히 빛나고 있다. 황무지에 '생명나무'를 심는다는 것. 그것은 단순한 재활을 넘어, 부서진 영혼 안에 무너지지 않는 믿음의 기둥을 세우는 일이었다. 필랜의 광야에서 묵묵히 영혼의 파수꾼으로 서 있는 그에게서, 우리는 진정한 사랑과 헌신의 무게를 느낀다. [J]

▶햇빛재단 상담 및 사역 문의: 213-432-9791 / sonshinep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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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일 목사 프로필>
- 미국 선샤인 크리스천 연구소 설립
- 레지덴셜 알코올 및 약물 재활 프로그램 운영
- Calvin Theological Seminary
- Talbot Theological Seminary
-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상담학
- Yonsei University
- 중독장애 전문연구대학(Breining Institute Registered Addiction Specialist)
- 공인 중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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