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된 문서에 분노한 워싱턴...앱스타인 후폭풍, 어디까지 가나

                                                                                          [사진=theguardian.com]

워싱턴 D.C.는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지난 12월 19일은 미 의회가 초당적으로 통과시키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앱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Epstein Files Transparency Act)'의 공개 마감일이었다.

국민들은 제프리 앱스타인 사건에 연루된 권력층의 실체가 드러나길 기대했다. 그러나 팸 본디(Pam Bondi) 법무장관이 공개한 문서는 상당 부분이 검열되어 있었다. 법무부는 '피해자 보호'와 '추가 검토'를 이유로 핵심 내용 다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의회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조치로, 정치권 전반에서 강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한 달간 1차 문서 공개는 이미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 전 재무장관은 앱스타인에게 2019년까지 이메일을 보내 "로맨틱한 조언"을 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난 11월 OpenAI 이사회에서 사임하고 하버드대 교수직을 휴직했다. 영국 왕실의 앤드루 왕자 역시 이 사건과의 연루로 인해 스스로 '요크 공작(Duke of York)' 작위를 포기하는 등 파문이 이어졌다.

이번 공개에서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새로운 사진들과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의 과거 자필 메모가 포함되었다. 그러나 이는 새로운 논란을 촉발했다. 클린턴 측은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을 선별적으로 공개했다고 주장하며 "대통령 방탄용 문서 조작"이라 비난했고, 트럼프 측은 "민주당 인사들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며 반박했다. 진실 규명을 위한 문서가 정치적 공방의 도구로 변질되고 있는 상황이다.

의회의 반발은 강경하다. 법안을 주도한 민주당의 로 칸나(Ro Khanna) 의원과 공화당의 토마스 매시(Thomas Massie) 의원은 초당적으로 팸 본디 장관이 법을 위반했다고 비판하며, 탄핵 소추와 의회 모욕죄 고발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는 행정부와 의회 간 본격적인 충돌의 신호로 해석된다.

법무부는 비판 여론에 대응해 수주 내 추가 문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신뢰는 손상되었다. 앱스타인 파일을 둘러싼 논란은 2026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진실을 밝히려는 측과 이를 통제하려는 측 사이의 갈등은 미국 정치의 주요 이슈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권력과 투명성 사이의 오래된 긴장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앱스타인 파일이 완전히 공개될지, 아니면 계속 제한적으로만 공개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문제다. 워싱턴의 2026년은 이 진실 공방으로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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